“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야구와 문학” 김미향 신간 『어차피(於此彼) 나의 취향』 출간 야구·문학·영화·일상을 지나 ‘나’를 찾아가는 취향의 기록 “취향은 감각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
야구를 좋아하고, 문학과 영화를 읽고 보며, 평범한 일상을 기록해 온 한 사람의 삶은 어떻게 한 권의 책이 되는가.
문학평론가이자 시인, 인문학 강연자로 활동해 온 김미향 작가가 자신의 삶과 취향을 담아낸 산문집 『어차피(於此彼) 나의 취향–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야구와 문학』을 오는 9월 29일 미다스북스에서 출간한다.
이번 책은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 취향 에세이에 머물지 않는다. 야구와 문학, 영화, 일상에서 길어 올린 경험과 생각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책처럼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취향을 단순한 선호가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 상처와 세계관이 축적된 ‘감각의 지도’로 바라본다.
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을 이해하는 언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재는 단연 야구다.
저자에게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정해진 아웃 카운트와 이닝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야구의 구조를 인간의 삶과 겹쳐 바라본다.
책에는 ‘고요함과 움직임이 교차하는 야구와 인생’, ‘2024 여름 고시엔의 우승’, ‘시인을 키운 건 팔 할이 바람,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야구’, ‘목숨 걸어야 프로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야구의 의외성, 언더도그의 반란’, ‘멘탈 게임’ 등 야구를 통해 인간과 삶을 들여다보는 글들이 담겼다.
특히 야구는 책 속에서 책임과 역전의 희망, 집착과 상실을 설명하는 은유의 언어로 확장된다. 인간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삶을 시작하듯, 야구선수 역시 이미 주어진 경기의 규칙과 조건 안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야구에 진심–어차피 집으로 돌아가는 스포츠’가 야구를 통해 인생을 바라본다면, 2부 ‘문학과 영화에 진심–어차피 허구에서 찾아내는 진리’에서는 문학과 영화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읽는다.
백석의 시에서 시작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거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빌리 엘리어트」, 「내가 죽던 날」, 「장진호」, 「맨 끝줄 소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한다.
이어 3부 ‘일상에 진심–어차피 욕망을 구현하는 무대’에서는 독서, 인연, 자기소개서, 동물, 키치, B급 문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등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질문을 풀어낸다.
마지막 4부 ‘취향에 진심–어차피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는 ‘살아가는 저마다의 원칙’, ‘나를 버티게 하는 말 한마디’, ‘인생을 퇴고하는 시간’, ‘취향을 찾아가는 삶’, ‘아마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인생의 중간 정산’, ‘버티는 삶에서 흘러가는 삶으로’ 등을 통해 결국 취향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어차피(於此彼) 나의 취향』의 또 다른 특징은 한 장르로 쉽게 규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어떤 글은 가볍게 읽히는 일상의 경수필처럼 다가오고, 또 어떤 글은 인간과 삶을 깊이 파고드는 중수필이나 인문서처럼 읽힌다. 일상의 감상과 치열한 사유, 비평적 논리와 개인적인 고백이 한 권 안에서 교차한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취향’은 단순히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야구를 좋아했던 시간, 문학과 영화를 읽고 해석했던 시간, 사람을 만나고 상처받고 버텨온 시간, 그리고 다시 자신을 돌아본 시간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을 만든다.
저자는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결론짓기보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고쳐 쓰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이 강조하는 ‘삶의 퇴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 김미향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2010년 『월간문학』 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인천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학술서 『전쟁 서사의 문학적 증언』을 출간했고, 2020년 한국문학비평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시집 『길 위의 일기』를 펴냈으며, 2023~2024년 계간 『학산문학』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전쟁 문학을 연구하면서 시·수필·평론을 쓰고 대학과 도서관 등에서 글쓰기와 한국문학, 대중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평론과 시, 연구와 강의를 오랫동안 넘나들어 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가장 사적인 영역인 ‘취향’을 통해 삶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이번 산문집은 새로운 글쓰기의 궤적을 보여준다.
『어차피(於此彼) 나의 취향』은 결국 독자에게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야구와 문학, 영화와 일상을 지나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 저자의 기록은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삶이라는 원고’를 다시 한번 퇴고해 보는 시간을 건넨다.
『어차피(於此彼) 나의 취향』은 9월 15일부터 28일까지 예약판매를 거쳐 2026년 9월 29일 출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