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계양의 들노래, 시민 곁으로 돌아온다 「계양일노래, 다시 깨어나다」 9월 13일 계양아라온 수변무대 공연 지역 원로 구술과 학술연구를 바탕으로 복원…두레·백중놀이 등 계양 농경공동체의 삶 무대화 |
계양의 들녘에서 농민들이 모를 심고 김을 매며 함께 불렀던 일노래가 다시 깨어난다.
계양산국악예술단(단장 김탄분)은 오는 9월 13일(일) 오후 3시 인천 계양구 장기동 계양아라온 수변무대에서 2026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울림 「계양일노래, 다시 깨어나다」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2026년 계양구 문화예술단체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마련되며, 인천광역시 계양구·사단법인 국악진흥회 인천광역시지부·계양문화원이 후원한다.
계양일노래는 계양산과 부평평야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주민들이 두레를 조직해 함께 농사를 지으며 불렀던 농요이다. 한 사람이 소리를 메기면 여러 사람이 받아 부르는 선후창 방식으로 노동의 호흡을 맞췄으며, 모찌기·모심기·김매기 등 실제 논농사의 과정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촌 공동체와 농경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실제 생활현장에서의 전승이 단절됐다.
다남동·이화동 원로들의 기억에서 복원의 실마리를 찾다
이번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 것은 계양구 다남동과 이화동 등에서 3~4대에 걸쳐 현재까지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지역 원로들의 구술자료다.
전칠석·전경복·오세덕·이경호·이한종 등 원로들의 기억 속에는 농기를 앞세운 두레패의 모습과 “줄 넘어가요”, “오라이” 등의 모내기 작업 구령, 애벌·두벌·세벌매기로 이어지는 김매기, 농악과 공동체 놀이 등 계양의 옛 농경문화가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이러한 구술자료를 서곶들노래·부평두레놀이·김포통진두레놀이 등 인접한 부평평야권 농요와 비교·분석하여 계양일노래의 가설적 복원 구조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복원은 단순히 다른 지역의 농요를 가져와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양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의 기억을 중심에 놓고 동일한 농경문화권의 농요를 비교하여 사라진 계양의 일노래와 연행 구조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복원과 학술연구를 맡은 국가무형유산 남사당놀이 이수자이자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대표인 서광일 박사는 구술자료와 음악적·연행적 비교분석을 토대로 복원의 학술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러한 연구는 「계양일노래의 가설적 복원과 문화권적 위치-부평평야권 농요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로 이어져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의 2026년 상반기 학술논문으로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모찌기에서 백중놀이·대동놀이까지…농사가 곧 공연이 된다
공연은 실제 벼농사의 흐름을 따라 12개 순서로 구성된다. 풍년기원 대동고사를 시작으로 길놀이·가래질·씨뿌리기, 모찌기, 모심기, 새참먹기, 애벌매기소리, 두벌매기소리, 세벌매기소리, 백중놀이, 볏단묶기, 줄갈이소리, 대동놀이로 이어지며 계양지역 농경공동체의 한 해를 무대 위에 펼쳐낸다.
이 가운데 백중놀이는 계양일노래의 공동체적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된 농번기를 함께 보낸 사람들이 음식을 나누고 농악을 치며 즐겼던 공동체 축제를 씨름 퍼포먼스와 민요, 버꾸춤, 농부가, 진도북놀이 등으로 재구성한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출연진이 함께하는 대동놀이로 풍년과 공동체의 화합을 기원한다.
계양산국악예술단 김탄분 단장은 공연을 이끄는 동시에 모찌기·모심기·세벌매기소리의 선창자로 직접 참여한다. 무대에는 계양산국악예술단을 비롯해 풍물단, 몽혼예술단, 진도북놀이팀 등 30여 명의 출연진이 함께한다.
“사람의 기억을 기록하고, 계양의 문화유산으로 이어가야”
서광일 박사는 “계양일노래의 복원은 사라진 노래 한 곡을 되살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3~4대에 걸쳐 계양의 땅을 일구며 함께 일하고 먹고 노래하고 놀았던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 정신을 되찾는 일”이라며 “지역 원로들의 기억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학술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계양일노래 전승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탄분 단장은 “이러한 연구와 복원의 성과가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과 미래세대가 함께 배우고 참여하는 지역문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계양문화원과 계양구청,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계양일노래와 백중놀이를 지속적으로 전승한다면 계양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대표적인 전통문화유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지역 원로들의 구술과 기억을 학술적으로 기록·복원하고, 그 성과를 공연을 통해 시민과 공유한 뒤 다시 지역사회 전승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계양일노래는 과거 농경사회의 노동요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계양의 농경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오늘의 시민과 미래세대가 함께 이어가는 살아 있는 생활문화유산으로 새로운 전승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 공연 개요
○ 공연명 : 2026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울림 「계양일노래, 다시 깨어나다」
○ 일시 : 2026년 9월 13일(일) 오후 3시
○ 장소 : 계양아라온 수변무대(인천 계양구 장기동 109-1)
○ 주최·주관 : 계양산국악예술단
○ 후원 : 인천광역시 계양구 · 사) 국악진흥회 인천광역시지부 · 계양문화원
○ 문의 : 010-3066-7152




